HOME   >   커뮤니티   >   방송자료
경향신문 2005.12 겨울철이면 찾아오는 요통 다스리는 법
닉네임 : 관리자
12월 중순인 현재, 전국은 영하권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내년 1월에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기온 변화가 크고, 서해안지방은 다소 많은 눈이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르신네들은 차가운 겨울철만 되면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한방에서 말하는 한요통(寒腰痛)도 혈액순환의 문제다.

동의보감에서는 10가지 요통을 말하고 있는데, 여름 장마철 습기 때문에 생기는 요통이 습요통이라면, 겨울철 차가워진 날씨 때문에 허리근육도 함께 차가워지고, 굳어져서 혈액순환 장애로 생기는 요통이 바로 ‘한요통’이다.

#세대별 한요통 있다

자생한방병원 김정철 박사는 “동의보감에서는 한요통에 대해 허리가 찬물에 가라앉은 듯 심하게 아파 돌아눕기도 힘들다. 따뜻하면 통증이 나아지고 차게 하면 다시 발작한다”고 말한다.

허리 통증이 진행되면 다리까지 아프고, 뻣뻣한 느낌이 드는데 따뜻한 곳에 있으면 통증이 덜하다가도 추우면 다시 심해진다. 특히 몸이 냉해져 통증이 심할 때는 칼로 도려내는 듯 극심한 아픔이 느껴진다.

젊은이들에 비해 신체의 기운이 쇠약한 노인들은 차가운 기운에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더군다나 활동량이 적은 노인들은 허리근육이 약해져 있는 상태인데 설상가상으로 차가운 기운을 만나면 끊어질 듯한 허리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노인들이 겨울철 요통을 호소하면 대부분 뜨거운 방에서 찜질을 하며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완화되려니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 오히려 조금씩 움직여서 허리근육을 단련시키는 것이 좋다. 집에서 약쑥을 삶은 수건으로 환부를 찜질하면 도움이 된다. 약쑥은 경락과 생식기를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오랜 시간 찜질하면 피부색이 시커멓게 죽을 수 있으니 15분 내외로 한다.

#젊은 층의 한요통은 어떤가

겨울철 미니스커트나 옷을 얇게 입는 아가씨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다. 옷이 얇아 몸이 차가워지면 몸이 자꾸 움츠러들고, 순환이 잘 안되기 때문에 허리 근육통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한요통이 생겼을 때에는 동의보감의 처방대로 일단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 몸 안의 냉기를 풀어주는 것이 급선무다. 대부분은 따뜻한 곳에서 몸을 풀면 위축된 근육이 풀리고 혈액 순환이 원활해져 일시적으로 통증이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따뜻한 물로 목욕을 자주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여의치 않다면 수시로 차가워진 부위에 온찜질을 하면 도움이 된다. 뜨거운 물수건 또는 전기히팅패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한요통 생활요법으로 다스리자

▲냉열탕 교대욕은 한요통에 ‘’독’

한요통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왕도다. 때문에 자주 사우나를 이용하는데 이때 주의할 점은 냉열탕 교대욕을 피하라는 것. 몸 밖의 기온이 뼈까지 전달되기 위해서는 땀구멍과 진피조직, 근육, 뼈를 둘러싼 골막 등을 지나야 한다. 뼈가 우리 몸 속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이유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한기(차가운 기운)로부터 뼈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냉열탕 교대욕은 더운물로 땀구멍을 잔뜩 열어놓은 다음 찬물의 한기를 뼈 속까지 그대로 들여보내는 이치이므로 한요통에 위험천만하다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목욕 후에는 가만히 쉬기

한요통을 극복하기 위해 목욕탕을 찾았다면 몸이 따뜻해진 후 가만히 쉬는 것이 좋다. 목욕 후에 맨손체조를 하거나 심지어는 아령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위험한 습관이다. 탕 속에서는 부력 때문에 몸이 가볍게 느껴지나 나와서는 중력을 다시 강하게 받기 때문에 목욕 후에는 가만히 쉬는 것이 좋다. 불필요한 운동으로 아직 느슨한 상태에 있는 허리에 부담을 주다가는 삐끗하기 십상이다.

▲온천욕 30분 안 넘겨야

따뜻한 물로 목욕하는 것은 허리에 좋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40도 이상의 고온은 피해야 하고, 시간도 30분을 넘겨서는 안 된다. 하루 4~5시간 이상 찜질방에서 땀을 빼거나 온천을 하게 되면 몸 속의 진액이 빠져나가 오히려 허리에 독이 된다.

▲허리병에는 쉬는 게 최고?

요통이 있을 경우 주변에서 “허리 아플 테니 앉아서 좀 쉬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의자에 앉는 것은 서 있는 것보다 몸은 편할지 모르지만 허리는 2배 이상 고생해야 한다. 서 있을 때 척추뼈에 쏠리는 하중을 2라고 하면 앉아 있을 때는 4 정도의 힘이 쏠리기 때문이다. 요통이 있을 경우에는 가만히 누워있거나 앉아있기보다는 증상에 따라 조금씩 활동량을 늘려가야 회복이 빠르다. 통증이 발생했을 경우 가만히 누워 있게 되면 오히려 혈액순환이 잘 안 되어 어혈이 발생, 근육과 인대가 더 굳어질 수 있다.

▲한요통에는 파찜질이 특효

한방에서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느껴지는 한요통에는 파찜질이 좋다고 말한다. 흰 파뿌리 3개 정도를 짓찧어서 물 5대접과 함께 1시간 정도 삶은 후, 수건을 뜨거운 물에 적셔 삶은 파뿌리를 싼다. 이것으로 찜질을 하면 파뿌리의 더운 성질과 더불어 발산 효과가 있어서 허리의 찬 기운을 빠르게 빼준다.

▲증상 오래 지속되면 근본 치료를

혈액순환이 나빠져 발생하는 한요통인 경우 단순히 몸을 따뜻하게 했는데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혹시 디스크가 아닌가 생각해봐야 한다. 노인들의 경우 뼈와 관절은 퇴행성 변화의 일환으로 디스크가 얇아지고 수분이 없어지면서 탄력성을 잃은 상태인데 여기에 겨울철 찬바람까지 쏘이게 되면 젊은이들에 비해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요통이 심해졌을 경우 한방에서는 근육과 관련된 혈자리에 침을 맞고 움직임으로써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는 동작침법을 적용한다. 증상에 따라서는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고, 신장의 기운을 북돋우는 약물요법 등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jklee@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기사 바로가기 -> http://www.khan.co.kr/olympic/2010/khan_art_view.html?artid=200512181551221&code=900303&s_code=ac042
등록일 : 2012-06-11